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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진짜야 (2022)

쿠엔틴 듀피유의 기발한 상상은 멈추지 않는다. 이사 온 집 지하에 마법의 터널이 있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마을을 ’로우키‘라 일컫는 데서 보듯 그의 영화로선 드물게 울적한 코미디다. 게다가 웬디 카를로스보다 바흐를 더 흐물거리게 편곡한 존 산토의 신디사이저가 정신을 몽롱하게 한다. 표면적으로는, 집과 직장 상사의 비밀을 빌려 인간의 헛된 욕망과 시간의 패러독스를 말하는 영화다. 단, 듀피유는 언제나 예술에 관한 정의를 숨겨둔다. 예를 들어, 현실을 벗어나 극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왔을 때 영화가 형편없으면 삶에서 그 시간을 잃어버린 것인가. 반대로 시간을 보상받으려면 좋은 예술이 선행되어야만 하는가. 창작자와 수용자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상상을 제공하는 영화다. 독특한 리듬과 주제의 묘미를 동시에 전하는 편집이 압권이다. (부산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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